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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겐
‘공감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시 치유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공감의 시간’이 지난 10월 용문동에서 진행되었다.
‘공감의 시간’ 포스터가 붙고 프로그램 홍보가 주민들 사이에서 시작될 즈음 동네가 술렁였다.
대부분은 마을에서 이뤄지는 치유 프로그램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나도 참여해도 되는지 궁금해했다.
일주일 만에 48명의 참여자가 마감되고, 신청자들은 큰 설렘을 느꼈다.
글·사진. 용산구명예기자 강서희

‘공감의 시간’이 무엇이었길래?

이 프로그램은 사단법인 ‘공감인’이 운영하는 서울시 치유 프로그램이다. 참여자와 치유활동가가 1:1 공감 대화를 50분간 진행한다.
‘공감의 시간’은 일반적인 심리치유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르다. 일상에서 내가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치유활동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며 일상에서 오는 고립감과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과정이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치유활동가와 나누게 되는 것이 무슨 큰 효과를 보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마음 한 구석에 숨겨 두었던 큰 응어리를 내려놓았다.
용문동에서 ‘공감의 시간’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용문동주민센터 기초복지팀에서는 ‘공감인’에서 제안을 받자마자, 우리 동네에 필요하겠다며 주민센터 공간 일부를 대화 장소로 내주었고, 동네에서 쉽게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이 프로그램의 참여를 권하고 모집을 도왔다. 용산구자원봉사센터는 치유 식물을 제공해 주었다.

‘공감의 시간’이 만든 일상의 변화

용문동주민센터 이선주 주무관은 “참여한 어르신이 또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하시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전체 참여자의 1/3은 용문동 주민, 특히 어르신들이었다. 참여자들은 한 시간 남짓의 대화로 단절과 고립을 넘어 공감과 위로를 느꼈다고 전했다. ‘공감인’ 최은주 매니저는 “일상에서 속내를 내놓을 수 없지만, 치유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통해 참여하신 어르신들이 마을에서 나를 돌보고 있다고 느끼셨다”며 동주민센터 복지팀과 연계와 협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다른 동에서 이 프로그램의 소식을 듣고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에서도 ‘공감의 대화’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효창동 주민인 용은중 씨는 “나에게도 다른 이에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며 “입 밖으로 이야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요즘 용산구는 어느 때보다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에겐 어떠한 공감이 필요할까? 마음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그 이야기가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공감의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