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이 레코드에 닿는 소리까지 섬세하게 담기는 아날로그 음악, 그리고 그 소리에 몸을 맡긴 사람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음악은 그렇게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모은다. 용산구의 감각적인 레코드바 세 곳을 소개한다.
글. 김민선 사진. 엄태훈01
어둑한 조명, 나무 선반 위 빼곡한 재즈 LP들, 그리고 아주 낮게 깔리는 재즈의 트럼펫 소리. 오오비는 클래식 재즈와 소울을 중심으로 선곡하는 레코드바다. 오오비의 매력은 ‘정숙함’이다. 음악은 흐르되, 방해받지 않는다. 손님들은 주류나 논알콜 칵테일과 같은 음료를 즐기며 오오비에서 LP 한 장의 여운을 곱씹는다.
용산구 한강대로 268-1 2층
0507-1316-2718
02
‘숙대 감성 LP바’, ‘기찻길뷰 재즈바’라는 곳으로 입소문이 난 디거이즈디깅. 입소문만큼이나 평일 오후임에도 오픈 시간 맞춰 미리 줄을 선 손님을 먼저 만날 수 있었다. 바 테이블을 따라 길게 늘어선 통유리 너머 오고 가는 지하철과 기차의 분주함과 다르게 디거이즈디깅 안에서는 여유로움이 오롯이 느껴진다. 보컬이 강한 블루스부터 70~80년대 흑인 소울까지 다양한 음악이 흘러 깊은 음악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이름처럼 좋은 뮤지션의 앨범, LP를 찾는 행위 ‘디깅(Digging)’처럼 취향의 지도를 넓혀나갈 수 있는 곳, 디거이즈디깅이다.
용산구 한강대로87길 8 3층
0507-1309-7685
03
해방촌을 걷다보면 가게의 통창 너머 DJ의 디제잉하는 모습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발길이 닿는 작은 레코드바가 있다. Journey라는 상호처럼 새로운 음악의 여정을 시작하게 하는 곳.
바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직접 커피 로스팅을 하고, 디제잉도 한다. 보사노바, 재즈, 소울 펑크를 중심으로 선곡되는 플레이리스트는 어느 날은 부드럽게, 어느 날은 리듬감 있게 공간을 채운다. ‘소리’와 ‘향기’라는 두가지 감각을 중심으로 잠시 음악이 이끄는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용산구 신흥로59 1층
0507-1393-4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