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용산 ❶

금단의 땅에서 시민의 품으로
용산 미군기지 부지의 역사

우리 땅이지만 마음껏 드나들 수 없었던 용산 미군기지가 우리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완전히 우리 곁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용산 미군기지 부지의 역사를 짚어보자.
1927년 용산시가도(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History of the U.S. Army Base in Yong-san

1904년
일제가 차지한 땅

용산 일본군 사령부(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1904년 8월,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은 러일전쟁을 앞두고 용산, 평양, 의주를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일본군은 용산역 일대를 군용지로 수용했는데, 1906년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1913년 무렵에는 대부분 공사를 마쳤다.

1945년
미군, 용산에 자리잡다

일본이 패망한 후, 1945년 9월 하지 장군이 이끄는 미군이 서울에 입성하기 시작했다. 일본군이 쓰던 기지를 차지한 미군은 이곳을 ‘캠프서빙고’라고 불렀다. 이때만 해도 미군은 잠시 주둔하는 것으로만 생각해서, 일본군이 사용하던 건물과 시설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윽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주한미군은 이듬해 6월에 500여 명의 미국사고문단(KMAG) 일부만 남기고 철수했다. 그사이 국군7사단과 수도경비사령부가 용산기지에서 창설됐고, 을지로에 있던 국방부와 육군본부가 용산기지로 이전하게 된다.

1953년
용산기지의 변화

1957년 육군 본부 풍경 (출처: 서울역사아카이브)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용산 일대는 초토화되었다. 휴전 이후 용산기지의 복구를 어느 정도 마친 1953년 9월, 미8군 사령부가 용산기지로 이전한다. 이후 용산 미군기지는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1957년에는 일본 도쿄에 있던 유엔군사령본부가 용산으로 옮겨오고, 주한미군사령부가 신설됐다.

1971년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1971년 2월, 한미 양국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과 한국군 현대화를 합의하면서 미7사단이 철수하고 4만 3천 명의 미군이 남게 됐다. 이후 용산기지 내 사우스포스트 일대에 복지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용산기지 내에 자리를 잡았다.

1990년
이전을 위한 준비, 용산가족공원의 탄생

1990년 6월, 양국 정부가 기본합의서 및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이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그 첫 번째 성과로 용산 미8군 골프장이 반환되어 1992년 용산가족공원으로 개장했다.

2003년
용산 미군기지에서 국가공원으로

2003년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미군기지를 모두 평택과 오산으로 이전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선포되었고,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를 위한 사업이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2016년
본격적인 미군 이전 시작

2016년 5월, 미8군 사령부 선발대가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이주했고, 2년 후 주한미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도 이전했다. 이후 사람들을 위한 공원을 만들기 위해 공사가 시작된 용산 미군기지는 2018년 11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용산 미군기지 버스투어’를 시작했다.

2020년
미군 장교가 지낸 곳, 용산공원으로

2020년은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하다. 용산 미군기지 한쪽 담이 허물어지면서 시민과 미군기지가 한층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장교들이 30여 년간 생활했던 미군 장교숙소 5단지는 미군 장교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했던 공간이 그대로 남아 있어 미래의 용산공원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6·25 전쟁 기간에 미8군이 이 일대를 복구하면서 용산기지 구역에 포함되었던 이곳은 지금의 경의중앙선 서빙고역이 가까워 군수품 운반에 유리한 위치였다. 이에 서빙고역에서 용산기지 내부로 철도지선을 설치해 사용하기도 했다. 이후 1970년대에는 미군의 헬기장으로 사용되다가 반환되었다.
2020년 1월, 우리나라가 이 부지의 소유권을 확보하면서 전체 18개 동 중 5개 동을 전시공간 등으로 리모델링하여 2020년 8월 1일, 용산공원으로 개방했다. 미군이 살았던 곳인 만큼 길을 따라 산책하듯 관람을 하다 보면 이국적인 풍경이 물씬 느껴진다. 빨간 벽돌의 2층집과 울창한 나무, 푸른 잔디밭이 미국의 한적한 동네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지금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지난 5월 4일, 용산 반환부지 중 일부가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임시 개방했다. 기지 완전 반환 후 추진될 용산공원의 정식 조성에 앞서 국민들이 미군기지 반환을 하루빨리 체감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특히 이번 임시 개방은 최근까지 주한미군 기지로 활용되던 부지가 120여 년만에 처음으로 개방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에 개방된 용산어린이정원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이음마당’, 과거 이곳에 살았던 미군가족의 이야기를 재현한 ‘기록관’, 아이도 어른도 여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용산서가’,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푸르른 잔디가 가득한 ‘잔디마당’과 어린이 축구,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필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가로수길 버스킹 공연과 전문가와 함께하는 워킹투어 등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상설 운영 중이다.

용산어린이정원 이용 안내

운영

매주 화요일~일요일(입장 마감: 오후 5시)
•외부공간: 오전 9시~오후 6시
•내부시설: 오전 9시~오후 5시
※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한 자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휴관

1월 1일, 설·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

주소

용산구 용산동5가 2-1
(신용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