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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대사증후군이 뭐예요? 대사들이 걸리는 병인가요?” 오래전 한 어르신이 진료실에 들어오셔서 던지신 질문이다. 요즘은 흔한 말이 되었지만, 몇 년 전까지는 생소한 용어였다.
글. 조현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대사증후군’은 말 그대로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긴 상태를 의미한다. 특정한 하나의 질병은 아니지만, 공통된 양상을 보이는 여러 가지 건강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병적 상태이다.
의학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 중 세 가지 이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를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한다. 혈압, 혈당, 중성지방 수치가 높거나,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거나,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 이 중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구체적으로 혈압은 130/85 mmHg 이상, 공복혈당 100 mg/dL 이상, 중성지방 150 mg/dL 이상,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여성 50 mg/dL 미만, 남성은 40 mg/dL 미만, 복부비만은 남성의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성은 85cm 이상인 경우가 해당한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비만이 생기는 원인과 매우 유사하다. 좋지 않은 식습관, 운동 부족, 그리고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비만이나 과체중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커진다. 남성은 30대부터, 여성은 폐경 무렵부터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 검진을 통해 대사증후군 진단받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증상이 없거나 약물치료까지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방치되는 경우도 많다. 방치할수록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으로 이어지고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대사증후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적게 먹고, 좋은 음식을 선택하며, 몸을 자주 움직이는 생활 습관이 기본이다.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적극적인 검진과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식사요법은 단순당이 많은 음식, 즉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 과일주스, 단 음식 등을 피해야 한다. 포화지방이 많은 튀김류도 제한해야 한다. 과식, 자극적인 음식, 간식 습관도 줄여야 하며,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가 풍부한 채소와 통곡물, 생선, 올리브유 등을 섭취하도록 한다.
운동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하루 40~50분 정도면 충분하며,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며, 여러 질병 예방에 필수적이다. 음주는 절제하기 어렵고, 안주로 인한 체중 증가까지 유발하므로 가능하면 술자리 자체를 줄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숙면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므로, 충분한 수면을 위한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젊을 때는 큰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조 단계이므로, 젊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향후 큰 병을 막는 지름길이다.
다음호 예고 _ 9월호에는 ‘약물알레르기’를 주제로 한 건강 칼럼이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