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한의사 건강 이야기
이유 없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신가요?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위장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먹는 것을 중시하는 한민족이라고 말하듯 각종 인스턴트, 밀가루, 배달 음식 등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에 자주 노출되고 있으며 먹방이 인기를 끌며 폭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더니 최근에는 ‘소식좌’라고 하여 위장이 약해 입맛이 없는 사람들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그런 트렌드의 중심에는 항상 혹사되는 위장이 있습니다.
소화가 안 되기 시작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놀라서 우선 위내시경 검사를 합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이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데 소화불량 증상은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명치 아래가 더부룩한 복부 팽만감, 복부 통증, 조기포만감, 구역, 구토, 트림, 속쓰림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시며 심한 경우 입맛이 없고 체중이 급격하게 줄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를 바로 ‘기능성 소화불량’ 혹은 ‘신경성 소화불량’이라고 부릅니다. 위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2/3 정도가 이렇게 진단받게 되며 유병률로 따지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흔한 병이지만 치료를 제때 하지 못하면 재발률이 상당히 높고 만성화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가장 먼저 타고나길 위장이 약하게 타고난 비위허약(脾胃虛弱)을 꼽습니다. 이런 분들은 어릴 때부터 자주 체하는 경향을 보이며 입맛도 없고 식사량 자체가 많지 못하기도 합니다. 대개 위내시경 검사상 위점막에는 문제가 없지만 ‘위운동성검사’인 ‘위전도검사’를 하여 식전·식후를 비교하여 위장의 움직임이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지 확인해보면 현저히 차이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평소 위장이 건강한 편이었던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장부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를 간과하고 떡볶이, 햄버거, 치킨, 피자 등 기름진 음식들을 먹으면 자주 체하기 시작하다가 본격적으로 위장이 망가지는 경우도 아주 많습니다. 이런 경우 음식적체(飮食積滯), 담슴중조(痰濕中阻)라고 하여 음식이 위장관에 쌓이고 막혀 노폐물인 담적을 만들어내 소화불량을 유발하고 체중이 늘거나 잘 붓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음식물이 잘 소화되도록 위장의 움직임을 개선하면서 쌓인 습담을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간비불화(肝脾不和), 심비양허(心脾兩虛) 등 화병이나 불안증으로 인해 발생된 소화불량 유형도 있습니다. 조금만 신경 쓰거나 화가 나면 소화가 안 되는 신경성 소화불량증을 이미 오랜 시간 한의학에서는 치료해왔습니다. 위장과 인접한 장기들은 물론 마음과 몸이 모두 치료 대상이 됩니다.
한의학은 더욱 오래된 소화불량증일수록 허증과 실증이 모두 섞인 허실협잡(虛實挾雜)으로 부족한 비위의 기운은 보충하고 지나친 노폐물인 습담은 제거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우리 몸의 근본인 위장이 중심이 되어 위장의 움직임을 개선하고 위장 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동시에 기능성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들을 치료해나가면 보다 건강한 속 편한 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덧붙여 규칙적인 식습관과 과식을 절제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밀가루, 튀긴 음식,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금주, 금연을 실행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식사량을 아쉬운 듯 먹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심신을 위하여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