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돋보기 ❶

나의 아저씨 속 땡땡거리부터, 기생충 속 도닥다리까지···

용산역사박물관 기획전시 ‘숨은 용산 찾기’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용산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용산역사박물관이 있습니다. 이번에 대중매체 속에 그려진 용산을 주제로 <숨은 용산 찾기>라는 제목의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아이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언제나 올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니 새삼 든든했습니다.
지승원 용산명예기자
타임머신 타고 그 시절 용산 속으로

2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획전은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한 공간(매체에 투영된 용산)에는 그림, 글, 음악의 소재가 된 다양한 모습의 용산을 볼 수 있었고, 다른 한 공간(대중이 흡수한 용산)에는 드라마와 영화 속에 그려진 용산의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처음 우리를 사로잡은 건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그림 속 용산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서화에 그려진 한강변의 모습을 보며, 그림에 잠시 들어가 그 시절 왕실 사람들처럼 휴식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한글을 배우고 있는 아이와 함께 스티커로 표시된 책 속 글자를 읽어보았습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그 시절 용산 사람들의 모습이 글에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안쪽에 마련된 음악 부스로 가 보니 반가운 CD들이 보였습니다. 신나는 리듬으로 한때 굉장한 인기를 끈 ‘이태원 프리덤’과 우리 집 근처가 뮤직비디오에 나온다며 친구가 알려줘서 알게 된 ‘원효로 1가 13-25 가는길’. 두 노래를 다시 찾아 들으니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매체에 투영된 용산’은 저를 타임머신에 태워 용산 곳곳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콘텐츠 속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는 용산

다른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드라마와 영화에 그려진 용산을 살펴보았습니다. 이곳엔 용산구 지도가 벽면에 띄워져 있었는데요, 화면을 터치하면 드라마나 영화 속 장면이 지도 위에 띄워져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의 아저씨 속 백빈 건널목(한강로 ‘땡땡거리’)은 드라마를 보고 직접 가 보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많이 유명해져 많은 이들이 방문하다 보니 드라마 속 분위기와 달리 활기찬 모습이었습니다. 또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이 후암동 도닥다리를 촬영한 것이라고 하니 반가웠습니다.
<숨은 용산 찾기>에 전시된 콘텐츠 속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는 용산구를 보며, 내가 살고 있는 용산구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습니다. 아주 오래된 용산의 역사부터 지금의 콘텐츠까지 아우르고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도 만족할 전시였습니다.

주 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14길 35-29(한강로3가 65-154)

전시 장소

용산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2F)

전시 기간

2023년 9월 15일(금)까지

관람 시간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