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Q&A ❶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
이제는 스토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증명사진
사례

A씨는 집 근처에서 한눈에 반한 여성에게 차라도 한 잔 하자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 여성은 호의는 감사하지만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면서 황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여성이 부끄러운 마음에 일단 자리를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 A씨는 약 한 달간 이틀에 한 번꼴로 그 여성의 집 앞에서 그 여성이 퇴근하여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그 여성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시를 적어 그 여성의 우편함에 넣어 두곤 했지만 한 차례도 말을 걸거나 전화를 한 적은 없습니다. A씨의 이런 행동도 스토킹이 될까요? 혹시 A씨가 시를 우편함에 넣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고 돌아왔다면 상관없는 것일까요?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제는 옛말, 2021년부터 스토킹 범죄 처벌 가능

옛 속담에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하면서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방이 알아줄 때까지 표현하는 것은 젊은 연인들의 특권이거나 용감한 남자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이라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만약 상대방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낀다면 형사 처벌을 받는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2021년 10월 21일부터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었습니다. 법 시행 이전에는 그저 지속적 괴롭힘 등으로 경범죄로만 제재할 수 있었던 스토킹 행위는 이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범죄 행위입니다. 그럼 어떤 행위가 스토킹 행위에 해당할까요?

나의 호감과 관심보다
상대방의 마음이 더 중요

스토킹처벌법에 의한 스토킹 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시를 적어 우편함에 넣어 두는 행위는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로, 스토킹 행위에 해당합니다. 주거 등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도 상대방이 불안감 또는 공포감을 느끼면 이 역시 스토킹 행위에 해당합니다. 이런 행위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됩니다. A씨가 순전히 호감과 관심으로 이런 행위를 했다 해도 상대방이 불안감을 느낀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①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② ‌주거 등(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③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 등(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④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거나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물건 등을 두는 행위

⑤ ‌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 놓여 있는 물건 등을 훼손하는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