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소중한 이야기 체험
용산역사박물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하며
용산역사박물관은 2022년 3월 23일에 개관했다. 이제 1년이 조금 지났는데, 2022년만 7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하니, 명실상부 지역사박물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안내 데스크를 지나 눈길을 끈 것은 ‘보더 인 모션-용산’이라는 구조물이다. 도슨트의 해설 시간에만 체험할 수 있다는 해설이 붙어 있어 아쉬웠다. 다음엔 꼭 해설 시간을 알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산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시기가 일제 강점기이다. 용산의 역사에는 특히 아픈 역사가 많다. 둔지미 마을 사람들의 강제이주 기사를 보면서, 일본이 용산에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킨 것과 둔지미 주민들의 어려운 상황도 알 수 있었다.
용산역사박물관 곳곳에서 재미있는 박물관이 되기 위한 노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용산역의 모양을 스탬프에 담아갈 수 있도록 해 놓은 스탬프 찍기라든지, 해방촌 판자집의 내부를 볼 수 있게 해 놓은 곳, 요즘 세대에게 사랑받는 네 컷 스티커 사진 찍기 등은 체험을 통한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네 컷에 담긴 특별한 여행은 용산의 명소 8곳 중 4곳을 선택하여 스티커 사진을 찍어 박물관을 다녀간 기념으로 남길 수 있다. 또한, 용산의 도시 역사와 문화적 다양성을 담은 지역사박물관으로서 역사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여 참여하면 좋을 것이다. 용산의 현재를 한눈에 감상하며 휴식할 수 있는 옥상정원도 가볼 만하다.
용산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나뉘어 있다. 상설전시실은 용산의 역사에 대해서 10개의 ZONE으로 구성하여, 전시하고 있다. “한강의 물길과 도성으로 흘러가는 옛길이 이어지며 많은 사람이 모이고 흩어지던 용산, 일제와 미군에 의해 군기지화 되면서 100년 이상 금단의 땅이 되었지만, 이제 다시 남산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길목이 모두에게 경계 없이 열리며 용산에서 하나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기획전시실은 ‘숨은 용산 찾기’라는 제목으로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용산을 살펴보며, 용산이라는 지역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돌아보고자 전시되고 있다.
용산역사박물관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근대건축물인 옛 용산철도병원 건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용산 도시 역사와 문화적 다양성을 담았다고 한다. 1928년 최초 건립 및 2008년 등록문화재 지정 당시 모습을 참고하여 붉은색 외부 벽돌 성능 회복과 철도병원 내부 흔적 보존, 창호 및 타일 등 복원·보수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최근 개발의 논리로 부수고 새로 짓는 재개발이 유행인데,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여 새롭게 창조한 용산역사박물관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