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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듬뿍2
술술 풀어쓰는 일상 속 과학이야기

개는 언제부터
우리의 친구였을까?

개는 약 1만 5,000년 전부터 이미 인간의 곁을 지키며 인간과 가장 친밀하게 지내온 동물이다. 늑대의 야생성 대신 유전자 변이를 통해 탁월한 사회성을 갖게 된 개는 오랜 시간 사냥과 경비를 돕는 조력자로서, 그리고 오늘날에는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소중한 반려가족으로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글. 고호관 작가

늑대와 개의 상관관계

얼마 전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구가 큰 화제가 되었다. 늑구를 생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약 일주일 만에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늑구는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갔다.
늑구가 유명세를 타면서 늑구의 과거와 평소 모습이 담긴 영상도 인터넷상에서 돌아다녔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사육사에게 재롱을 떠는 늑구의 모습을 보고 개나 다름없다는 댓글을 남기곤 했다. 물론 늑대는 늑대기에 안심할 수는 없지만, 어려서부터 인간의 손길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개와 비슷해 보이는 면이 분명히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늑대는 개와 매우 비슷하다. 개는 회색늑대를 조상으로 하는 동물로, 오랜 옛날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

늑대가 가축이 된 뒤로는 인간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었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집을 지키기도 하고, 사냥을 돕기도 하고, 양 떼를 몰거나 썰매를 끌고, 조난당한 사람을 구조하는 등 개의 유용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기르는 반려견은 이런 일을 하지 않는다. 보통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대신 우리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우리는 개를 쓰다듬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개도 주인에게 거의 맹목적이다시피 충성을 바치고 사랑을 베푼다. 개가 자식보다 낫다는 몇몇 노인의 푸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사회성이 좋은 늑대의 후예

자연의 포식자인 늑대가 귀여운 개가 된 과정에 사람의 한 장애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바로 윌리엄스-보이렌 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친절하고 모르는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지능이 약간 떨어진다.
다시 말해, 개는 유전자 변이로 사회성이 너무 좋아진 늑대의 후손일 수 있다는 뜻이다. 사회성이 좋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늑대가 사람들 곁에서 잘 지내면서 점차 그 유전자가 있는 늑대가 많아졌고, 오늘날의 개로 진화했을 수 있다.

구석기부터 이어진 사람과 개의 인연

늑대가 개가 된 시기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최근 독일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 연구진이 튀르키에에서 발견된 개의 유골이 1만 5,000년 전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약 1만 5,000년 전이면 구석기 시대다. 사람이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갔던 시기에 개는 이미 우리 곁에 있었던 것이다. 유골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개에게 생선을 먹였을 가능성도 있었다. 만약 그렇다면, 야생에서 늑대가 생선을 먹기는 쉽지 않으니 사람이 챙겨주었을 것이다.
먹을 게 풍족하지 않았을 시기에 개를 길렀다는 건 개가 사람에게도 유용했음을 암시한다. 아마도 외부인을 경계하거나 사냥을 함께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시작된 동행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이제는 서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 이 관계는 아마도 앞으로도 한참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