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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피부건조증 주의

겨울이면 부쩍 건조해진 날씨에 피부 속 수분마저 빼앗기는 것 같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엔 꽤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이번 칼럼이 도움이 될 것이다.

글. 배유인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올해는 기상이변으로 어느 해보다 긴 여름을 보냈다. 무더위도 괴롭지만 높은 습도는 우리를 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모기의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가 지나고,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 절기인 9월도 어느새 지나 11월이다. 바람은 서늘하고, 공기도 점점 맑아진다. 일교차도 크고, 우리 몸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다. 여름에는 땀을 배출하느라 촉촉하고 바빴던 피부도 덩달아 건조해진다. 여름내 없었던 피부 각질이 생기고,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면 오래된 사기그릇에 금이 간 것 같은 모양으로 균열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건조증이다.

원인 개선하고 증상 완화 위해 노력 필요

노년층의 피부건조증은 피부 노화로 인한 피지선의 활동 저하와 각질층의 단백질 생성 감소, 지질의 조성변화가 원인이다. 뜨거운 물로 목욕을 자주하는 것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긴장이나 불안, 스트레스도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노화로 인해 수분 흡수 능력이 떨어지면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로 인해 혈당조절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도 건조함과 가려움증을 호소할 수 있다. 아연 결핍이나 비타민A의 불균형,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생긴다. 직업상 세척제나 용매제 같은 탈지제에 노출될 때도 생길 수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가려움증도 동반해 수면에도 장애를 준다. 그리고 긁은 부위에 상처가 생기면서 세균 감염이 생길 수도 있다. 또 가려움을 참지 못해 장기간 연고제를 사용하면 습관성 피부질환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것들을 피해야 한다. 차고 건조한 공기를 피하기 위해 적절하게 난방을 하고 따뜻하게 옷을 입는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고, 순한 세정제를 사용한다. 노출된 피부 보호를 위해서는 보습제를 사용한다. 보습제는 목욕이나 샤워 후 수분이 마르기 전에 바르는 게 좋다. 필요하면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에 적절한 습도를 유지한다. 화학섬유가 들어간 옷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피부 노화가 원인일 때는 수분과 피지 부족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완치도 어려워 피부가 더 이상 건조해지지 않도록 증상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신질환이 영향 미칠 수도 있어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전신질환으로 갑상선, 당뇨, 신장질환, 림프종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소아는 가을 겨울철에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서 아토피피부염이 재발하거나 악화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원칙은 피부의 수분과 유분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잦은 목욕이나 자극을 피하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해 피부에 수분과 유분을 공급하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건조한 실내 환경을 개선한다. 증상이 심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의의 자문을 구하는 게 좋겠다.

다음호 예고 _ 12월호에는 ‘하지정맥류’를 주제로 한 건강 칼럼이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