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듬뿍1
장마철 건강관리,
음식 위생부터
마음 건강까지 챙겨야
장마가 시작되면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하지만, 건강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장마철은 높은 기온과 습도가 동시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고온다습 환경으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빠르게 증식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기 때문. 특히 음식물과 물의 오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각종 장염과 수인성 감염병이 증가한다.
글. 백수아 순천향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장마철 급증하는 ‘수인성 감염병’, 철저한 위생이 필수
여름철 장염 환자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식과 물 속에서 병원성 미생물이 쉽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던 음식도 장마철에는 짧은 시간 안에 오염될 수 있으며, 이를 섭취하면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켜 복통과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수인성 감염병으로는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살모넬라균 감염증, 비브리오균 감염증 등이 있다. 또한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성 장염도 흔하며 이는 계절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병원체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들어와 증식한 뒤 대변을 통해 배출되어 다시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방식으로 전파된다.
감염되면 복통과 설사, 오심, 구토가 흔히 나타난다. 설사는 물처럼 묽게 나오기도 하고 점액이나 혈액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병원체에 따라 발열, 두통,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장티푸스의 경우에는 설사보다 고열과 심한 두통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반복되는 설사와 구토는 탈수를 유발하고 체내 전해질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탈수 위험이 더 크다. 일부 세균은 장 점막을 침범해 혈액으로 퍼지면서 패혈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간 질환자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브리오균 등에 의한 패혈증 위험이 높으므로 날 것(어패류) 섭취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장마철 장염 예방의 기본은 철저한 위생관리다. 물은 가능하면 끓여 마시고, 음식은 조리 후 바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남은 음식은 장시간 보관 후 다시 먹기보다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조리 시 사용하는 칼과 도마, 행주 등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냉장 보관했다고
해서 모든 음식이 안전한 것은 아니므로 보관 기간이 길었거나 상태가 의심스러운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흐린 날씨에 찾아오는 무기력함, ‘장마 우울증’ 극복하기
장마철 건강관리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간 비가 내리면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무기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다. 햇빛 노출이 줄어들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생체 리듬 조절에 관여하는 멜라토닌 균형이 깨지면서 우울감과 수면장애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마철에도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집안 조명을 평소보다 밝게 유지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특히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우울증은 회복 과정에서도 증상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며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쾌적한 실내 환경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여름 나기
마지막으로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컨과 제습기, 선풍기를 적절히 활용해 습도를 조절하면 곰팡이 발생을 줄이고 체감 불쾌감을 낮출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야말로 장마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가 계속되는 계절이지만 건강관리에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몸도 마음도 뽀송뽀송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