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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더 연결됩니다

용산 동네 한바퀴1

용산의 골목에서 만난
여성의 역사,
이태원을 다시 걷다

용산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근현대사의 중심지였던 만큼 역사적인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용산마을교육연구회가 운영하는 ‘용산여성탐방길’은 익숙한 동네를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역사문화 프로그램이다. 2025년 양성평등기금 공모사업으로 시작해 2년째 운영 중이며, 원효로를 배경으로 한 ‘여성과 문학의 길’과 이태원을 배경으로 한 ‘여성과 인권의 길’ 두 코스로 진행되고 있다.

글. 사진. 강서희 용산구 명예기자

무심히 지나쳤던
용산의 또 다른 얼굴

지난 7월 1일, ‘여성과 인권의 길’을 함께 걸었다. 이태원은 화려한 상권과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만,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공동체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여성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만날 수 있다.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유관순길’과 ‘퀴논길’, ‘이태원시장’, ‘이슬람교 본당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해설을 통해 용산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발걸음마다
새겨진 여성과 인권의 흔적

탐방은 녹사평역 지하 1층의 경조오부도 앞에서 시작됐다. 용산은 철도와 군사기지의 중심지이자 한양도성 안으로 들어오는 물류의 중요한 통로였다는 설명을 들으며 동네의 역사를 이해했다. 첫 번째 장소는 유관순 열사 추모비가 있는 이태원 부군당이었다.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던 부군당과 나라의 평화를 위해 만세운동을 펼친 유관순 열사의 삶을 함께 떠올렸다. 이어 이태원시장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생계를 위해 시장으로 나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우사단로에서는 결혼과 취업, 가족을 따라 한국에 온 이주여성들의 삶을 만났다.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공동체의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2022년 이태원참사가 있었던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었다. 참가자들은 사회의 안전망이 누구에게 더 취약한지, 안전은 특정한 사람의 특권이 아니라 모두의 권리라는 점을 함께 이야기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 교육의 장

용산마을교육연구회의 용산여성탐방길은 역사 속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이름 없이 살아온 여성들의 일상은 가족과 마을을 지탱했고 공동체를 이어가는 힘이 되었다. 참가자들은 해설을 들으며 질문을 나누고 자신의 경험을 더해 현재의 이태원과 과거의 용산을 연결해 보았다. 또한 단순한 문화해설을 넘어 지역을 새롭게 이해하고 시민의 관점에서 역사를 읽는 교육의 장이기도 했다.
탐방을 마친 한 참가자는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데 새로운 탐방길을 발굴하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탐방은 우리의 일상 속에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시 발견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