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 키운 아이도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부모님을 혼자 부양하면서 주변에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던 A씨는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그 이후 40세가 되던 해에 홀어머니께서도 돌아가신 터라 크게 상심해 있습니다. 그런데 그간 부모님을 전혀 부양하지 않고 있던 다른 형제들이 나타나 A씨는 사실은 혼자 사는 고모의 아들인데, 아버지 어머니가 여동생(고모, A씨의 친어머니)이 미혼모가 되고 A씨가 아버지 없이 자라는 것이 마음이 아팠던 아버지, 어머니의 호적에 올린 것이라서 아버지,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고 따라서 상속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모두 A씨를 친자식으로 키웠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졸업은 물론 결혼식에서도 혼주로 아들의 결혼을 축하해 주셨고, 또 A씨도 아버지 어머니가 당연히 친부모님으로 알고 효도를 하면서 부모님을 부양해 왔는데 이제 갑자기 이런 말을 들으니 매우 황망합니다. 고모로 알고 있던 분이 사실은 친모라는 것을 알고 나니 그것만으로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간 부모님을 모시지도 않고 있던 형제들이 A씨가 상속을 받을 수 없는 친자식이 아니라고 하니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과연 A 씨는 친자식이 아니므로 상속받을 수 없는 것일까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린다면 A씨도 다른 형제들과 동일하게 상속을 받을 수 있습니다. A씨가 친부모님으로 알고 있던 부모님들이 A씨를 호적(지금은 호적이 없어지고 가족관계등록부가 이를 대체하고 있습니다)에 올린 것은 무효입니다. 따라서 A씨는 친자가 아닌 것은 명백합니다.
A씨의 부모님들이 A씨를 입양해서 양자로 들였다면 A씨는 당연히 상속을 받을 수 있습니다만 예전 어르신들은 자식이 상처를 입을까 입양 사실을 자식에게도 숨기고 또 호적에도 일부러 양자로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부모님들의 의사는 비록 A씨를 친자가 되게 하는 효력은 없지만 부모님들이 A씨를 입양하려 한 의사는 분명히 있는 것이므로 입양의 효력은 인정되어 A씨는 양자가 되기는 합니다. 자식을 친자식으로 키우고 혹여 상처라도 받을까 입양 사실을 꼭꼭 숨긴 부모님의 마음을 법률도 인정하고 이 경우 친자식은 아니지만 양자로서 자식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인정해 주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새삼 부모님의 깊은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