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동네 한바퀴 1
지나치던 길이
머무는 공간으로···
새 단장한 힐링 로드,
녹사평광장·이태원전망대
평소 용산구청을 오가며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이 어느 날 문득 낯설게 다가왔다. 무언가 달라졌다는 기분 좋은 호기심을 안고,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녹사평광장과 이태원전망대를 다시 찾았다.
글. 사진. 신현경 용산구명예기자
익숙했던 공간이 어떤 새로운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먼저 마주한 녹사평광장은 요일별로 각기 다른 주제의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며 ‘매일 색다른 이태원’을 그려내고 있었다. 특히 주말에는 역동적이고 참여 중심적인 콘텐츠에 집중해 관광객이나 가족 단위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다.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체험형 콘텐츠 ‘이태원 라이브 온’이었다. 화면 속 다양한 자음과 모음 등을 손동작으로 자유롭게 끌어올려 ‘이태원’이라는 글자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성공하면 인증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우리 일행이 체험을 마치고 자리를 비우자마자 곧바로 학생들이 다가와 자연스럽게 같은 동작을
따라 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별다른 설명 없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이 공간만의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광장 곳곳 알록달록한 네모 박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스의 정체는 변압기 등이 든 한전 지상기기다. 딱딱한 시설물에 화사한 색을 입히니 훌륭한 놀이터가 되었다. 회전하는 공을 굴리며 그림을
만드는 아이 모습에 즐거움이 가득하다.
녹사평광장 맞은편에 위치한 이태원전망대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전망 가능한 공간과 툇마루 시설을 넓히고 계단형 좌석을 비롯해 벽천 분수, 미디어아트, 경관 조명을 더해 이태원 감성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쉼터로 재탄생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사진을 남기는 관광객과 산책을 즐기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용산의 야경은 익숙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과 좌석 덕분에 이곳은 ‘잠깐 보고 내려오는 곳’이 아니라 ‘오래 머물며 편히 쉬어가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평범하게 지나치던 길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새롭게 단장한 녹사평광장과 이태원전망대는 우리에게 바로 그런 순간을 선물해 준다. 어느덧 다가온 따스한 봄날,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즐거워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