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용산 어디를 가야
하루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문자·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확산하기 위해 2014년 문을 열어 내년이면 개관 10주년을 맞는 박물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가까이 있다. 박물관 이름답게 전시 주제는 역시 ‘한글’이다. 훈민정음으로 시작한 한글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상설전시부터, 한글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드는 기획 전시, 어린이들이 신나게 놀면서 온몸으로 한글을 읽히는 한글놀이터까지 다양하다.
❝소리는 있으나 글자가 없어 글로 통하기 어렵더니 우리나라 오랜 역사에 어둠을 밝히셨도다.❞
- 훈민정음 합자해
상설전시관에 발을 내디디면 어둠 속 공간 한가운데 환하게 자리한 훈민정음 해례본 33장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마치 우리나라 언어사(史)의 어둠에 불을 밝힌 한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이후 공간을 지나면 한글의 창조 배경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 전시관이 등장한다. 영상을 통해 글자를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하는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만든 세종의 의지가 느껴졌다. 왕조 시절, 글자를 읽고 쑬 줄 아는 ‘큰 권력’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왕이 스스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했다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훈민정음에서 출발한 한글은 이후 조선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용되었음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어머니가 딸과 며느리를 위해 쓴 ‘조선판’ 한식 레시피부터, 덕온공주가 직접 쓴 한글 편지까지 과거 사람들의 재미있는 생활상을 한글을 통해 읽어볼 수 있다. 거대한 옛날 책을 직접 넘겨보며 한글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은 덤이다.
전시는 한글의 앞날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끝난다. 붓글씨에서 타자기, 그리고 모바일로 넘어온 한글의 미래 모습. 넘쳐나는 외래어와 신조어와 함께 살아갈 한글의 방향성 등에 대해서다. 깊은 울림이 있는 전시였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한글을 후대에 어떤 모습으로 전달해야 할지, 용산구민 여러분도 한글날의 달 10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 월~금,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국립한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