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장의 포스터를 보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종이팩은 종이가 아니라는 문구가 크게 써진 포스터였는데, 갑자기 궁금해졌지요. ‘어? 종이팩은 종이가 아니라고?’ 그 때부터 저는 검색하고, 일상을 되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종이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종이팩의 재활용률은 어떻게 되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종이팩을 버리는지에 대한 것들 말이죠. 종이팩은 일반팩과 멸균팩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우리가 주로 우유팩이나 두유팩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들이 모두 종이팩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주로 우유나 요구르트 등이 담겨있는 흰색의 팩은 일반팩, 두유나 주스 등이 담긴 안쪽 면에 은빛 코팅이 되어 있는 것은 멸균팩입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35%에 이르던 종이팩 재활용률은 2014년 26%, 2019년 19%으로 꾸준히 하락합니다. 한동안 소비자/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종이팩 수거운동을 했지만, 그 활동이 줄었기 때문이죠. 2020년 종이팩 재활용률은 15.8%에 그칩니다. 투명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률이 80%가 넘고, 캔 쓰레기 재활용률이 90%가 넘는 상황에서 의외의 수치입니다.
천연 펄프를 주원료로 만든 종이팩은 화장지(일반팩), 핸드타올(멸균팩)로 재활용됩니다. 종이팩은 제작되는 과정에서 필름 등이 코팅되기 때문에 이 코팅지를 벗길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곳에서는 재활용이 되지 않아요. 즉 종이팩을 일반적인 종이 쓰레기와 함께 버린다면 재활용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용산구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종이팩을 별도로 선별하고 있죠. 그러나 용산구는 아직 종이팩 수거보상제를 하지 않고 있어요. 수거보상제가 잘 작동하려면, 씻어서 말려서 가져와야 하는데, 오염이 된 종이팩은 다른 종이팩 마저 쓸 수 없게 만들거든요. 종이팩 배출의 기본은 내용물을 헹구고 말려서 버리는 것이니까요.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자원을 지구로부터, 자연으로부터 가져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쓰레기의 양이 엄청나졌죠. 택배와 배달을 자주 이용하는 삶을 살게 되었고, 편리함에 뒤에는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있습니다. 자원을 적게 쓰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버려지는 자원을 다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순환시키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지정된 장소에 별도의 수거함을 마련할 수 없다면, 집 앞에 배출해도 수거, 선별, 재활용이 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종이와 섞어 버리지 말고, 꼭 분리해서 모아 배출하는 습관을 길러봐요.
- 참고자료 : 초록열매 종이팩컬랙티브 프로젝트 cartonsaver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