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❶

‘연하장애’ 삼키기
어려운 것도 병

고나연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연하장애의 증상

‘연하장애’에서 ‘연하’는 ‘음식을 삼켜서 위장관으로 넘기는 것’을 말한다. 구강, 인두, 식도를 거치며 신경과 근육이 조화롭게 작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연하장애라고 한다.
이러한 연하장애는 다양한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신경의 문제와 구조 이상이 원인이다. 신경문제는 뇌질환 혹은 말초신경질환 등이 있고, 구조이상은 두경부종양 등이 있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식도질환이 원인일 때도 있다. 노화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65세 이상 인구 15%에서 연하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하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식사 중 혹은 식사 후의 기침, 사레들림, 목에 음식물이 남아 있는 느낌, 식사 후 목소리가 쉬는 것, 식욕 저하, 구강 내 음식물 찌꺼기가 남거나 심한 입 냄새가 나는 경우 등이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는 연하장애다. 증상 없이 갑자기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 연하장애 여부를 꼭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연하장애를 방치하면 합병증이 올 수 있는데,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 폐렴이다. 폐렴 외에도 기도를 막는 질식이 일어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고, 식사량이 감소하면서 영양실조나 우울증도 나타날 수 있어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하장애의 진단과 치료법

연하장애는 비디오 투시 연하 검사(VFSS)로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할 수 있다. 비디오 투시 연하 검사는 영상의학과 검사실에서 조영제가 소량 포함된 다양한 점도의 음식을 삼키는 것을 녹화하며 진행한다. 검사를 통해 연하장애 여부와 연하 과정 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치료 계획과 함께 식이 조절도 하게 된다.
연하장애 치료의 첫 번째는 재활 치료이고, 두 번째는 식이 단계 조절이다. 재활 치료는 연하 검사 결과에 따라 원인별로 치료 방법을 달리한다. 구강 운동, 후두 거상 운동, 마사코 기법, 샤케어 운동, 온도 촉각 자극 치료 등이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기 자극 치료(vital stim)를 시행하기도 한다.
식이 단계 조절은 일반 식이와 다르게 연하 검사 결과에 따라 음식물의 점도를 조절해서,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고 안전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 회복 정도와 추적 검사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식이를 조절한다.
연하장애는 흡인성 폐렴의 위험요인이고 일부는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어떤 질병이든 방치하면 위험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니,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연하장애도 마찬가지다.

건강 플러스 ❷

새해 소망 가득 담은 떡국

글·사진 정나래
요리연구가(부엌 나래울 대표)
한 그릇에 담긴 많은 의미들

떡국은 말 그대로 떡을 넣고 끓인 국입니다. 하얗고 긴 가래떡을 동그랗고 얇게 썰어서 육수에 넣고 끓인 국물 요리이지요. 떡 병(餠) 자에 오래 끓여 진하게 국물을 우려낸 요리에 붙이는 탕(湯) 자를 더해 병탕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요즘은 식품 가공과 저장 기술의 발달로 가래떡이 냉장, 냉동 형태로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구할 수 있죠? 또 분식점이나 식당 메뉴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에 속합니다.
하지만 오래전 우리 조상들에게 떡국은 먹고 싶다고 마음껏 먹을 수 없었던,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는 별식이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가래떡은 쌀이 귀했던 시절에 쌀을 빻아 반죽하고 쪄서 길게 뽑아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었던 너무나도 귀한 재료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매년 1월 1일 새해에 떡국을 먹으면서도 한 그릇에 많은 염원을 담았습니다. 새하얀 떡의 색처럼 순진무구하고 결점 없는 삶을 삶기를 빌고 긴 모양으로부터 무병장수의 소망도 담았고요.
또 동그랗게 자른 모양이 엽전과도 비슷하여 부자가 되게 해달라는 의미를 가지고 먹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평범해 보이는 떡국 한 그릇에 무슨 바람이 그렇게 많은가 싶지만 그만큼 쉬이 즐길 수 없었던 보배로운 음식이었다는 방증이지요.

다양한 떡국 조리법

떡국은 지역에 따라 또는 각 가정에 따라 재료나 모양이 모두 다릅니다. 지역의 특색에 맞게, 또는 제철에 맞게 식재료와 조리법을 달리 하는데요. 바닷가 지역에서는 해산물이나 해조류를 넣어 만들고, 닭이나 꿩 등 가금류를 넣은 떡국을 즐겨 먹는 지역도 있습니다. 서울, 경기의 경우 오래전부터 왕과 양반이 살던 수도였기 때문에 비교적 귀한 소고기 요리가 다양하게 발달하여 사골이나 양지, 사태 등을 넣고 끓인 소고기 떡국을 즐겨왔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시간과 정성이 꽤 많이 들어가지만 깊은 감칠맛이 있으면서도 국물이 탁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소고기 양지 떡국을 소개하겠습니다.

새해의 복을 담은
소고기 양지 떡국 레시피

재료
육수: 양지 400g, 대파 2뿌리, 마늘 5톨, 소주 ½컵, 물 3
고명: 달걀 지단, 대파, 떡, 찢은 고기 (참기름, 국간장), 소금, 후추

만드는 법

양지는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핏물을 뺀다.

냄비에 물 3L를 붓고 양지, 대파, 마늘, 소주를 넣고 중불에서 50분 이상 끓인다.

양지는 건져내고 육수를 체에 거른다.

양지를 잘게 찢거나 편을 썰어 참기름과 국간장을 넣고 버무린다..

맑게 거른 육수에 가래떡과 대파를 넣고 떡이 말랑하게 익도록 끓이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그릇에 떡국을 옮겨 담고 달걀 지단과 양념한 양지를 올려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