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한 바퀴

낡은 것을 새롭게,
용산에서 찾은 재생의 가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것도 있지만, 과거가 남긴 의미를 간직한 채 새롭게 태어나는 것도 있다.
소멸하지 않고 다시 태어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용산 곳곳을 소개한다.
편집실

용산역사박물관

주소

용산구 한강대로14길 35-29

1928년에 건립된 용산철도병원을 리모델링해 2022년 3월에 개관했다. 용산철도병원은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는데, 건물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했기에 외벽의 붉은색 벽돌만 보면 옛 용산철도병원과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내부는 다르다. ‘한양의 길목 용산’, ‘군사지기로 새로운 지형을 그리게 된 용산’, ‘철도 교통의 중심이 된 용산’ 등 용산 100년의 역사가 펼쳐진다. 용산철도병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용산철도병원 자료실도 마련되어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때마다 다른 주제를 가진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데 현재 ‘접속, 용산전자상가’라는 전시가 진행돼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용산전자상가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용산공원

주소

용산구 서빙고로 221

용산에 자리 잡은 옛 미군기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을 꿈꾸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 변화의 시작으로 지난 2021년, ‘미군 장교숙소 5단지’가 용산공원으로서 개방되었다.
공개된 용산공원은 미군기지가 철수하면서 장교 숙소로 쓰이던 부지로 미국인의 생활상이 그대로 남아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붉은 벽돌 건물과 길가에 놓인 영어 표지판, 건물의 배치 등이 미국의 한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이 때문인지 멋진 사진을 남기고자 많은 이들이 찾기도 한다. 건물 내부는 실제 미군 장교가 살았던 숙소를 그대로 보존해 미국인의 생활과 문화를 더욱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용산공원은 2025년 2월 1일까지 크리스마스 빌리지를 운영하고, 매주 토요일엔 오후 9시까지 개장할 예정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연말연시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면 방문해 보자.

용산가족공원

주소

용산구 서빙고로 137

용산구민의 쉼터로서 사랑받는 용산가족공원의 역사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병참기지로 사용했던 이 부지는 1882년 임오군란 때는 청나라군사가 점유하였으며 갑신정병과 러일 전쟁 그리고 해방 전까지 일본인들이 군 시설 및 거주지 등으로 사용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후 6·25 한국전쟁 때 UN 및 주한미군사령부가 설치되었던 곳을 1992년 공원으로 조성해 용산가족공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과거 미8군 골프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은 골프장의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언덕, 잔디광장, 연못 등으로 목가적인 분위기의 공원이 되었다. 용산가족공원이 임시개방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1993년, 용산가족공원 부지 내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이 확정되기도 했다. 역사의 굵직한 한 줄기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땅이 이제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쉼터로 이용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