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❶

항문 건강을 위해선
화장실에서 볼일만 보세요
‘좌욕’, 항문 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지면서 땀 배출이 증가하고, 더위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아진다. 땀에 젖은 속옷은 가뜩이나 불쾌한 기분을 악화시킨다. 문득 항문 주변이 불편해서 만져보니 뭐가 있는 것 같다. 그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치질인가? 큰 병은 아닌가?’ 이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다.
송영민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외과 교수
치핵은 왜 생기는 걸까?

치질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조직이 늘어나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치열’, 항문 외 직장과 샛길이 생기는 ‘치루’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 중 치핵은 가장 흔한 항문질환으로 항문에서 만져지는 대부분의 덩어리 조직은 치핵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치핵은 항문과 그 주변 조직을 많이 써서 늘어나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긴다.
그러나 변비 등의 이유로 화장실 변기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분들, 한자리에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분들은 항문에 압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젊더라도 치핵이 생길 수 있다. 그밖에 음주, 임신, 갑상선 질환 등도 치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핵의 증상과 치료법

치핵의 증상은 항문에서 만져지는 혹, 통증 없이 배변 후 발생하는 출혈 등이며 치핵이 심해지면 항문의 불편감, 속옷에 묻는 분비물 등이 생길 수 있다. 과로나 심한 운동 후 또는 음주 후에 항문의 혹이 딱딱해지고 심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항문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이 놀라서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치핵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큰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치핵이 아니거나 치핵과 동반된 다른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치핵은 꼭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대부분의 치핵은 좌욕이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불편감의 많은 부분이 호전된다. 다만 치핵 안에 혈전이 생겨서 통증을 유발하는 혈전성 외치핵이나 환자분이 심한 불편감으로 수술을 원할 때에는 수술로 치핵을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술치료의 가장 큰 문제는 통증이다. 치핵 수술은 통증이 심하고 오래간다. 보통 2달 정도 통증이 지속되는데, 심한 통증은 1, 2주 정도면 호전된다. 따라서 치핵 수술 후에는 진통제도 충분히 복용하고 좌욕도 열심히 하는 것을 권한다.

치핵을 예방하는 습관

치핵은 배변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보거나 신문을 보는 습관을 없애야 한다. 화장실을 갈 때는 핸드폰을 놔두고 들어가기를 권한다.
좌욕은 거의 모든 항문 질환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이다. 치핵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예방 효과가, 치핵이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 호전의 효과가 있다. 작은 치핵은 좌욕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좌욕은 한 번에 3~5분씩 38℃ 정도의 따뜻한 물로 시행하며, 좌욕기를 이용할 수도 있고 샤워기로 물을 틀어놓고 할 수도 있다. 변 본 후, 자기 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좌욕을 습관화 화면 항문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건강 플러스 ❷

바다에서 온
은백색 보석 갈치

글·사진 정나래
요리연구가(부엌 나래울 대표)
point 1. 갈치에 대한 추억

어릴 때 저희 집 밥상에는 갈치 요리가 일주일에 두세 번씩 올라왔습니다. 아버지가 해산물을 굉장히 좋아하셨고 특히 갈치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실 정도였거든요.
부식가게에서 저렴하게 사 온 하급 갈치는 보통 구이나 조림으로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아버지는 굵은 뼈에 붙은 두툼한 가운데 살은 저희 남매 밥 위에 올려주시고 잔가시가 많고 살이 적어 먹기 까다로운 가장자리 부분은 꼭 당신이 드셨습니다. 뽀얀 갈치 살은 부드럽고 연해서 몇 번 씹지 않아도 순식간에 입안에서 사라졌고 고소하고 담백한 맛은 햄이나 소시지보다 더 매력적이고 강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point 2. 갈치의 재미난 이름

갈치는 아주 길고 은백색의 매끈한 빛깔을 자랑하는데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갈치에는 재미난 이름이 많습니다. 모양과 색이 기다란 칼 같다고 해서 칼 ‘도(刀)’ 자를 써서 ‘도어(刀漁)’라고 불리고, 같은 이유로 ‘칼치’라고도 하죠. 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군대어(裙帶魚)’라고 하였는데 군대(裙帶)는 긴 치마끈을 뜻하는 단어라 이 역시도 갈치의 생김새에서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라도에서는 어린 갈치 새끼나 그것을 말려 가공한 것을 풀치라고 하죠? 아마 기다란 풀잎과 흡사해서 붙은 이름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point 3. 갈치의 영양소와 효능

갈치는 늦여름에서 초가을까지, 그러니까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입니다. 구이나 조림, 국이나 찌개 외에도 신선한 갈치는 회로 먹기도 하고 바삭하게 튀긴 갈치뼈 튀김도 아주 별미랍니다. 갈치에는 양질의 단백질 외에도 칼슘과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고 흰살생선임에도 DHA와 EPA, 오메가3 등 불포화 지방산도 많은 편이니 혈관이나 심장 건강을 지키고 뇌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갈치 덮밥 만들기

재료
갈치 2토막, 부침가루 2큰술, 식용유 3큰술, 마늘 2톨, 대파 반 대, 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올리고당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물 2큰술

만드는 법

➊ 부침가루 묻히기 : 갈치에 부침가루를 골고루 묻힙니다.

➋ 굽기 :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잘게 썬 마늘과 대파를 넣어 향을 내고 여기에 갈치를 넣고 노릇하게 굽습니다.

➌ 양념 넣고 조리기 갈치가 익으면 남은 기름은 키친타월로 닦아내고 간장, 맛술, 올리고당, 참기름, 후추, 물을 넣고 섞어 만든 조림 양념을 부어 골고루 끼얹으면서 윤기 나게 조립니다.

➍ 담기 밥 위에 조린 갈치를 올리고 통깨나 고추 등을 고명으로 뿌려 완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