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한 바퀴

마음에 새기는 추억 한 컷
<보광동에 살아요>

임혜선

용산의 골목 곳곳이 재개발로 들썩이는 중이다. 보광동도 그중 하나다. 변화의 물결이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은 사라지고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한, 새로운 도시의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나 추억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형 그린스마트미래학교’로 지정되어 재건축을 앞둔 오산중학교의 학생들이 지금의 보광동을 먼 훗날에도 기억하고자 카메라를 들었다. 자신들이 뛰어놀던 마을의 골목을 직접 탐방하며 학교와 마을의 모습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또 림으로 기록한 것이다.
지난 7월 19일, 보광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보광동에 살아요> 전시회에서 이 기록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진, 압화, 그림, 영상 등 전시회에서 소개된 작품의 형식은 다양했지만, 보광동을 향한 시선만큼은 모두 따뜻한 온도를 지니고 있었다. 이날 전시회를 방문한 사람들이 보낸 시간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한 시간이 아니라, ‘우리 마을’에 대한 또 하나의 추억을 얻어가는 시간이었다.

1. 이슬람사원 골목

오래된 벽돌 건물들이 양옆에 서 있고, 그 위로 얽히고설킨 전선들이 마치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늘어져 있습니다. 이곳은 현대적인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도심과는 대조적으로, 정겨운 옛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입니다.

2. 오산중학교

1956년에 보광동에 자리 잡은 오산중학교는 마을의 변화를 고스란히 지켜보며 자리를 지켜왔고 긴 세월동안 이태원의 아이들을 품어왔습니다.

3. 건각로

오산중학교 정문에서 학교 건물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건각로(健脚路)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다리가 건강해지길 소망합니다.

4. 한남동

오래된 붉은 벽돌집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마치 한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이곳을 지나며 느껴지는 은은한 향기는 마음 깊숙이 추억을 남깁니다.

5. 보광동

우아하게 휘어진 계단은 마치 공간을 품은 예술 작품처럼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 계단이 만들어내는 곡선은 그 자체로 공간을 완성시키는 마법과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