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전 10시. 용산구문화체육센터 5층 농구장이 시끌벅적하다. “탕, 탕, 탕!” 공 튀기는 소리 사이로 서로를 응원하며 격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아깝다!”, “한 번 더!” 어설픈 한국어 사이로 가끔 외국어가 섞이기도 한다. 슬쩍 들여다보니 10여 명의 여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드리블이며 패스, 슛 등 농구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바로 ‘맥파이스 용산구 다문화어머니 농구단(이하 맥파이스)’ 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용산구문화체육센터에서 한국농구발전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천수길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농구를 배우는 중이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캄보디아, 베트남, 뉴질랜드, 독일 등 출신 국가도, 문화도, 한국어 실력도 다르지만, 이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사격 국가대표 선수이자 맥파이스의 유일한 한국인인 김유연 선수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맥파이스가 창단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여느 선수들처럼 날랜 몸짓도 아니고 아직은 공을 놓칠 때가 더 많지만, 감독의 구령에 맞춰 훈련에 임하는 얼굴은 선수들 못지않게 진지했다. 농구공이 손에 찰싹 달라붙고 던지는 공마다 골대의 그물을 출렁이게 만들 그날, 이들의 농구 실력만큼 다문화 인식도 한층 더 성장해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왼쪽부터 이수민, 이숙혜, 송비비, 지아 메이메이
“저는 용산에서 하는 다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거기서 만난 다른 어머니의 추천으로 농구단에 입단하게 됐어요. 농구단 활동을 통해 우리도 한국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고,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멋지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어렸을 때 농구 보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직접 농구를 하고 있네요. 이곳에서 친구들을 만나서 다 같이 운동할 수 있으니 정말 좋아요. 앞으로도 단원들과 함께 농구단 활동을 하면서 체력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들이 키도 크고 농구를 제일 좋아해요. 한국에 왔을 때 아들이 할 수 있는 농구단을 찾다가 감독님을 알게 됐어요. 그 인연으로 저도 농구단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문화를 교류하는 즐거움도 있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농구단 활동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다문화어린이농구단에서 먼저 활동하고 있다가, 저도 같이하게 됐어요. 농구단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스스로 건강해지는 걸 많이 느끼고, 같이 농구 이야기를 하면서 아들과도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문의
김유연 총무(010-9809-6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