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한 바퀴

초여름, 노을도 쉬어가는 섬
노들섬

해가 기울고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간에도 노들섬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돗자리를 깔고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한편, 강물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을 감상하기도 한다. 한쪽에서는 어느 가수의 노래에 맞춰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있다. 반짝이는 노을 위로 여유와 낭만이 넘실대는 곳, 노들섬이다.
정리 임혜선 사진 봉재석

복합문화공간이자 시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는 노들섬은 1917년, 한강대교를 놓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섬이었다. 섬이 만들어질 당시 이름은 중지도(中之島)였는데, 1995년 일본식 지명에 대한 개선사업이 이루어지면서 지금의 노들섬으로 개명되었다. 노들섬이라는 이름은 예로부터 용산의 맞은편을 ‘노들’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는데, 노들은 ‘백로(鷺)가 노닐던 징검돌’이란 뜻이다. 노들섬 건너편에 있는 노량진 역시 노들에서 유래한 것이다.
한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잊혔던 노들섬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19년이다. 다시 문을 연 노들섬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라이브하우스, 노들갤러리, 노들서가, 노들라운지, 다목적홀 숲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었다. 현재 노들섬은 ‘구석구석 라이브’를 비롯한 각종 공연, 전시, 플리마켓, 행사, 교육 등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무대로 활약 중이다. 너른 잔디밭과 산책로는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되찾아주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언제 방문해도 좋을 곳이지만, 해가 길어지는 늦봄에서 초여름, 바로 이 계절에 노들섬은 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퇴근 후 바쁘게 집으로 돌아가던 사람들도 이 시기엔 한 번쯤 노들섬에 들른다.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해 질 녘 반짝이는 한강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지금 노들섬만큼 좋은 곳도 없기 때문이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 길어야 30분이 넘지 않는 시간이지만 이 풍경에 스며들기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한강대교를 건넌다. 여럿이 함께 온 사람들도, 혼자 온 사람도, 이 자연을 배경 삼아 공연을 펼치는 사람도 모두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낭만을 즐기며 쉬어간다. 자동차가 바삐 지나가는 다리 한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건, 가끔은 잠시 멈춰서서 숨을 고르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노들섬 가는 방법

위 치

용산구 양녕로 445

노들섬은 차량으로 진입할 수도 있지만, 주차장이 다소 협소한 편이니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한다. 체력이 괜찮다면 한강대교를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직접 다리를 건너는 것도 한강의 낭만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지하철 및 버스 타기

용산역 1번 출구&신용산역 3번 출구로 나와 신용산역 정류장으로 이동 후 버스 승차 → 노들섬 정류장에서 하차

간선 버스

150, 151, 152, 500, 501, 504, 506, 507, 605, 750A, 750B, 751, 752 번

지선 버스

6211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