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소식
테마 인터뷰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빛날 수 있는 곳이 되겠습니다

용산청소년센터 심묘탁 센터장

청소년센터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아이들의 주도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곳이다. 용산청소년센터 심묘탁 센터장은 이 활동의 결과가 ‘성과’가 아닌 아이들의 ‘성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심묘탁 센터장을 만나 용산 청소년의 성장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임혜선 사진 봉재석, 용산청소년센터
전국에 800여 개소, 서울에는 32개소의 청소년센터가 있습니다. 다른 청소년센터와는 차별화된 용산청소년센터만의 프로그램만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센터에 부임한 게 2021년이었어요. 용산 청소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각종 통계자료를 분석하고, 직접 학교도 다니고 용산구 청소년들의 현황을 살펴봤어요. 용산에는 역사가 긴 학교들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명문이지만, 시설이 노후화된 부분이 많았어요. 새로운 기술이 계속해서 발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교육이 필요할 텐데, 학교에서는 그런 인프라를 마련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센터에 청소년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지난해 드디어 센터 5층에 디지털 체험관 ‘용산 youth 디지털 월드’를 개관했습니다.
지난해 디지털 대전환 우수사례로 선정된 동시에 다문화청소년육성지원 최우수기관으로도 선정되셨던데요.
용산구 청소년의 특징 중 하나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많다는 거예요. 특히 중도입국 가정이 많았어요. 부모님 두 분 다 외국인이고, 외국에서 태어나 살다 들어온 거죠. 이런 아이들은 언어와 문화에서 큰 장벽을 느껴요. 그런데 디지털 기기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다루는 건 크게 다르지 않잖아요. 디지털 교육에 힘을 쓴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렇게 다문화 가정이 많은 용산 청소년의 특징에도 초점을 맞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청소년센터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거예요. 저희는 ‘성과’라고 하지 않고 ‘성장’이라고 해요. 그런데 아이들이 성장하려면, 하고 싶은 걸 스스로 찾으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게 기다려줘야 해요. 어른들은 아이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해하거든요.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자꾸 다그치죠. 그런데 아이들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두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으면서 좋아하고 잘하는 재능을 발견해요. 중학교 3학년 아이가 센터에 있는 악기를 이용해 혼자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 음악이 너무 좋아서 저희가 게임 회사 등 다른 업체에 그 음악을 소개해 봤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한 업체에서 연락이 와 아이가 만든 음악이 게임에 사용된 경우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주도적으로 하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우리 센터에서는 세 명 이상 모이기만 하면 자유롭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엔 5개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25개의 동아리가 운영 중에 있습니다.
어떤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나요?
만나서 토론하는 동아리가 있는가 하면, 봉사활동을 하거나, 자기들끼리 춤을 연습하는 동아리도 있죠. 모여서 게임만 하는 동아리도 있고요.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자기들한테 필요한 걸 찾아요. 예를 들어 춤을 추다가 어떤 동작이 잘 안 되면 먼저 저희한테 와서 전문 선생님을 모셔달라고 요청해요. 그러면 정말 달라지거든요. 이전보다 동작이 훨씬 좋아지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자신감도 높아지고요.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이런 성장을 돕는 게 청소년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올해 청소년센터 운영에 있어 준비하시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용산청소년센터에 부임한 지 어느덧 3년입니다. 처음 1년은 용산구를 공부하는 시간이었고, 그다음 해는 용산구 청소년들을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3년 차가 되었을 땐 용산의 청소년들과 무언가 해보고자 했고요. 올해는 청소년의 생태계를 바꾸고 싶어요. 우리 청소년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디지털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ESG 관련 프로그램도 굉장히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청소년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300개도 넘거든요. 그러나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한 아이를 구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어요. 아이들의 삶을 관찰하고, 자유롭게 성장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죠.
마지막으로 용산구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누구에게나 재능이 있고, 그 재능이 빛나는 순간이 꼭 찾아온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 빛나는 순간이 곧 자기 자신이라는 것도요. 그 순간을 떠올리며 꿈을 키우길 바랍니다. 용산청소년센터는 모든 청소년이 빛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응원하겠습니다.
INFO
용산청소년센터

위치

서울 용산구 이촌로71길 24 2층

운영시간

평일 06:00~22:00
토 08:00~18:00 / 일 09:00~18:00
정기휴관: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및 법정공휴일

홈페이지

yongsanyout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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