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인터뷰

‘교육’으로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에
징검다리를 놓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500만 시대, 이제 반려동물 친화도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변화에 충분히 준비되어 있을까? 이태원에서 반려견 전문 교육기관 ‘독클래스’를 운영하는 구종환 대표를 만나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물었다.
인터뷰 임혜선 사진 홍승진

독클래스 구종환 대표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태원에서 ‘독클래스’를 운영하는 반려견지도사 구종환입니다. 독클래스는 ‘All Breeds, All Training’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견종에 제한 없이 반려견에 대한 가능한 모든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어 원활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반려견지도사가 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이 강아지라는 생명과 제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려견지도사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15년 넘게 반려견지도사로 활동했고, 용산에 독클래스를 열게 된 지는 2년 반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경기도에서 반려견 훈련을 하셨다고요. 용산구에 자리 잡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남양주에서 반려견 훈련을 했을 때 서울에 사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오셨어요.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오시는 분들을 보면서 서울에 반려동물 교육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그러다가 ‘내가 서울로 가서 그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용산은 서울의 중심이기도 하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에요. 지금 독클래스가 있는 이 경리단길만 해도 강아지와 산책하기 좋은 남산 아래에 있고요. 용산에 애견 운동장까지 생기면 더 좋을 것 같아요.(웃음)

용산구에서는 반려견 산책 교육을 실시하고, 공원 곳곳에 목줄걸이대와 배변봉투함을 설치하는 등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반려동물 친화도시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교육’이에요. 반려동물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반려견 문화를 선진적이라고 보기는 아직 어렵거든요. 지금 반려견 산업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부분이 사료와 간식인데, 그보다는 교육산업이 더 활발해져야 해요. 강아지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그룹을 형성하는데, 교육이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호자가 강아지의 요구를 전부 들어주면 자기가 그룹의 리더라고 착각을 해요. 리더가 된 강아지는 자신의 무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예민해지고 외부인을 경계하게 되고요. 사회성이 부족해지는 거죠. 강아지한테는 정확하고 단호한 한계 설정을 해주셔야 사회성을 기르고 사람과 공존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반려견을 키우고 계신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내 반려견이 ‘강아지’라는 걸 정확히 인식하셔야 한다는 거예요. 반려견은 분명 ‘가족’이지만, 사람과는 엄연히 다른 존재거든요. 가끔 강아지에게 과한 애정을 넘어 집착하시는 분들을 볼 수 있어요. 강아지를 사람처럼 여기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우리 강아지만 소중해지고, 다른 사람의 반려견은 위협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거든요. “우리 개는 안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가족이되 ‘강아지’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시고 강아지에게 맞는 사회성 교육을 해주세요.

반대로 비반려인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방금 한 얘기랑 반대되는 얘기 같은데요.(웃음)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강아지를 대해주셔야 해요. 모르는 사람에게 갑자기 다가가서 인사를 하거나 만지거나 하지 않잖아요. 강아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강아지랑 산책하다가 모르는 사람이 강아지를 반가워하며 다가오면 피해요. 모든 강아지가 사람을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반가워하거나 빤히 쳐다보면 경계심이 강해져 착한 강아지도 예민해지고 사나워질 수 있어요. 길에서 강아지를 보시면 마음속으로만 예뻐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반려동물 친화도시가 되려면 반려인 역시 교육이 필요해요. 현재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산책 시 반려견의 리드줄 길이는 2m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요. 인식표가 내장되어 있더라도 외출할 땐 외장인식표를 달아야 하고요. 그런데 산책하다 보면 이런 규칙을 지키지 않는 분들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주기적인 교육이 지원돼서 반려인과 반려견, 비반려인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구축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