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 ❶

반월상연골과 관절연골,
그리고 도가니탕

김용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형외과
퇴행성 관절의 치료

도가니는 소의 무릎뼈와 그 주변 연골과 인대, 힘줄 등을 이르는 부위로 사람의 무릎을 속되게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기운이 없거나 속이 허할 때 뜨끈한 도가니탕을 시켜서 도가니는 간장 찍어서 먹고 국물에 흰 밥을 말아서 깍두기와 함께 먹으면 여느 보양 음식 못지않은 기운이 생긴다. 진료를 하다가 무릎의 연골 중의 하나인 반월상연골이 손상된 환자에게 설명할 때 이해를 잘 못하거나, 연세가 많은 환자분에게는 도가니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하면 대화가 쉽게 이어질 때가 많다.
무릎 관절에는 크게 두 종류의 연골이 있다. 반월상연골과 관절연골이다. 반월상연골은 반달 모양의 연골이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초승달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다. 반월상연골은 체중을 전달하고 외력을 분산시켜 주며, 관절연골을 보호하고, 윤활 기능을 하는 등 관절의 안정성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구조물이다. 관절연골은 무릎 관절 위아래에 뼈를 덮고 있는 연골이다. 보다 복잡한 기전이기는 하지만 간단히 말해 관절연골이 손상되고 닳게 되면 뼈가 노출되고 이를 퇴행성 관절이라고 한다.

알맞은 치료법으로 찾은 웃음의 도가니탕

2년 전에 60대의 여자 환자분이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외래로 오셨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보았고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다. 환자분은 가지고 온 자료를 보여 주시고 “나 진짜로 무릎을 잘라서 관절을 갈아야 해요? 뼈를 막 잘라야 해요? 나 무서운데, 뼈 자르기 싫은데”라며 흡사 소의 눈처럼 큰 눈망울을 끔벅이셨다.
환자분의 방사선 사진과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확인하니 반월상연골 파열과 함께 관절연골 손상이 있는 퇴행성 관절염이었다. 하지만 관절연골의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고, 반월상연골 파열이 봉합이 가능한 상태로, 관절경을 이용해서 파열된 반월상연골을 봉합해서 고정해 준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였다.
환자분께는 인공관절 수술이 아닌 관절경이라고 하는 관절을 볼 수 있는 내시경을 이용한 연골 봉합 수술을 권해드렸고 환자분은 뼈를 자르지 않고 도가니를 살릴 수 있다니 기뻐하며 수술에 동의하였다.
며칠 뒤 수술은 무사히 끝났고, 수술 후 6주간 착용했던 보조기를 풀면서 수영이나 자전거 같은 관절에 좋은 운동을 열심히 하시라는 교육과 함께 치료를 마무리하였다.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경기도 인근의 수영장을 갔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와서 인사를 하였다. 처음엔 누군지 알아보지 못해 우물쭈물 어색하게 인사를 받았더니 물안경과 수영모자를 벗고 웃으시는데 2년 전 수술했던 그 환자분이었다. 도가니 살려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살려준 도가니 오래 쓰기 위해 수영 열심히 한다며 자랑도 하셨다. 자신의 도가니가 담긴 이 수영장은 도가니탕이라며 크게 웃으셨다. 수영복 차림 때문인지 환자분의 아재 개그 때문인지 약간은 민망했지만 따뜻했던 웃음의 도가니탕이었다.

건강 플러스 ❷

놓칠 수 없는 겨울의 맛
‘굴’

글·사진 정나래 요리연구가(부엌 나래울 대표)
굴의 영양소

굴은 바다의 우유라는 수식어가 있죠? 양질의 단백질을 비롯해 아연, 철분, 칼슘, 요오드, 인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 A, B군, D, E 등이 풍부한 영양 만점 식재료입니다. 거기다 타우린과 글리코겐 성분이 간기능을 강화하는 데 좋기 때문에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에게도 안성맞춤이죠. 동의보감에서는 바다에서 나는 음식 중 가장 귀하며 안색을 좋게 하고 피부를 곱게 해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 겨울철 피부 건강에도 그만입니다. 또 불포화지방산인 EPA 함량이 높아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두뇌 기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식재료입니다. 유럽이나 북미 등의 서양 국가에서는 굴이 아주 비싼 식재료인데요, 우리나라는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지역에서 굴 양식이 활발하여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며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단, 굴은 성질이 찬 식재료이기 때문에 몸이 차가운 분들은 피하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도록 합니다. 또 생굴을 섭취했을 경우 노로 바이러스 등 식중독의 위험이 있으므로 비교적 덜 신선한 굴의 경우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굴 고르는 법과 손질법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즐기는 굴은 10여 가지가 넘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이 대중적으로 먹는 굴은 참굴 종류입니다. 껍질에 붙은 채로 유통되는 것은 마치 바위에 꽃이 핀 것 같다고 하여 석화(石花)라고 부릅니다. 굴을 고를 때에는 살이 통통하게 차올라 탱글거리고 전체적으로 광택이 도는 것을 고릅니다.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것, 가장자리 테두리 색이 선명하고 또렷한 것이 좋습니다. 또 신선한 향이 진하게 나는 굴이 신선합니다. 굴 손질법에서 몇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요, 무를 갈아서 굴과 함께 비벼주면 무가 이물질을 흡착하는 역할을 해줍니다. 바다에서 채취한 굴은 짠맛을 가지고 있으므로 맹물에 씻으면 염분과 감칠맛이 빠져 맛이 덜합니다. 그래서 바닷물과 비슷한 3% 염도의 소금물에 가볍게 씻어 주는 것이 좋고요, 특히 굴껍질이 남아있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부드럽고 든든한 한 그릇!
굴 순두부탕

재료 굴 1컵(150g), 순두부 1컵(200g), 무 한 줌(80g), 봄동 한 줌(40g), 부추 한 줌(30g), 청양고추 1/2개(5g), 홍고추 1/2개(5g), 참기름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1큰술, 맛술 1큰술, 소금 약간, 멸치다시마육수 2컵

만드는 법

1. 육수 끓이기 냄비에 멸치, 밴댕이, 다시마 등 육수 재료를 넣고 10~15분간 육수를 끓인 다음 체에 거릅니다.

2. 재료 썰기 부추는 4cm 길이로 썰고 봄동과 무는 같은 길이로 굵게 채썰어 줍니다. 청양고추와 홍고추는 잘게 썰어 준비합니다.

3. 굴 씻기 굴을 체에 올려 소금물에 흔들어 씻으며 남은 껍질과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4. 재료 볶기 참기름을 두른 냄비에 무를 넣고 볶다가 봄동과 굴도 함께 넣고 볶아줍니다.

5. 끓이기 볶은 재료에 육수와 순두부를 붓고 다진 마늘과 고추를 함께 넣고 끓인 다음 국간장, 맛술을 넣어 간을 합니다. 마지막에 불을 끄고 부추를 올려 완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