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돋보기 ❷

글을 쓰며 나를 만나다

마을공동체에서 찾은 삶의 활력

강서희 용산구명예기자

효글 모임에서!

모두와 함께 힐링글쓰기 책파티

즐거운 글쓰기!

효창동에는 10여 명의 주민이 모여서 글을 쓰는 작은 글쓰기 모임이 있다. 효창동 글쓰기 모임, ‘효글’이다. 평소 마을공동체 활동에 관심이 있던 신문희 씨가 사람들을 모아 용산구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신청했고, 이후 선정되어 6월부터 꾸준히 ‘힐링 글쓰기’를 주제로 공동체 활동 중인 모임이다.
효글 멤버들은 8월 8일 화요일 오전 10시 효창동주민센터에서 ‘힐링 글쓰기 책파티’를 열었다. 6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힐링 글쓰기 강좌에서 쓴 글을 엮어 책자를 발행했다. 개인마다 4편의 글을 발표했고, 무려 252쪽에 달하는 책이 완성됐다. 참여자들은 하나의 사건에 대해 나의 입장에서도 글을 써 보고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도 글을 썼다. 인생에 있어서 잊기 어려운 순간에 대해 글을 쓴 것도 있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글로 표현하면서 나와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효창동에서 장성한 두 자녀와 함께 사는 이순임 씨는 효창공원을 산책하다 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고 이 모임을 신청하게 되었다. 혈액암으로 병원에 6개월 있었는데, 병원에서 상냥하게 간호하다 집에 오니까 변한 딸의 이야기를 썼다.
21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하주선 씨는 원래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때에도 다른 전공과목인 창작 수업을 들을 정도였지만, 육아하면서 글쓰기를 놓았다. 힐링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유산과 임신중독으로 힘들게 출산한 이야기, 코로나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분만실에 가지 못한 남편의 이야기 등을 담았다. 그녀는 첨삭을 자원할 정도로 이 모임에 적극적이었다. 하주선 씨는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재도전하여 운 좋게 작가로 선정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글을 쓰면서 생각의 전환 과정을 통해 자신도 깨닫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주선 씨는 “앞으로도 계속 만난다면 좋을 거 같다”며 “용산FM 미디어 교육을 받았는데, 육아하는 엄마들과 소통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마을공동체 활동의 포부를 이야기했다. 반면 이순임 씨는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노인 상담을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효글에서의 글쓰기 경험을 계기로 다양한 활동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용산구는 2023년 마을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을 통해 17개 모임을 선정하여 49,520천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 간의 소통과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