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물건을 주워서
경찰서에
가져다줬는데
점유이탈물횡령
이라고 합니다
예전 소식지를 통해 휴게소 화장실에서 분실한 가방을 찾아주었는데 그 안에 있던 고가의 명품 시계가 없어진 경우의 법률관계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분실물을 습득하면 신속하게 경찰서에 맡겨야 하고 경찰서에 맡기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면 「유실물법」에 따른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새벽에 귀가하던 A씨는 길에서 지갑을 주웠습니다. 새벽이라서 곧바로 경찰서에 지갑을 가져다줄 수 없어 다음 날 일어나 경찰서에 가져다주었습니다. 얼마 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 A씨는 지갑을 되찾은 주인이 고맙다고 보상금을 지급하려고 하는가 했더니, 웬걸 지갑 주인이 지갑에 들어 있던 수십만 원이 분실되었다고 A씨를 신고했으니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지갑에 실제로 수십만 원이 들어 있었고, 이 돈을 A씨가 갖고 지갑만 가져다줬다면 이는 당연히 점유이탈물 횡령이 됩니다. A씨는 좋은 일을 했다가 피의자가 되어 버려 속이 많이 상합니다. 아마도, 이런 일 때문에 요즘은 길거리에서 물건을 줍는 것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A씨의 혐의가 인정될지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A씨를 점유이탈물 횡령으로 처벌하려면 수사기관이 그 지갑에 돈이 들어 있었던 점, 그 지갑에 든 돈을 A씨가 가져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지갑에 돈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은 피해자의 진술 말고는 없는 것이고, 또 지갑에서 돈이 없어졌다고 해도 이 돈은 지갑을 본 다른 사람이 가져간 뒤 A씨가 지갑을 습득했을 수도 있는 것이므로 A씨가 돈을 가져갔다는 사실도 입증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제 사견으로는 A씨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형사처벌 여하를 떠나 좋은 일을 하려고 했다가 이런 일을 겪게 되는 것은 참 애석합니다. 만약 이런 일로 피의자가 된다면 해당 현장의 CCTV 등을 조사해 달라고 하거나 지갑 주인이 얼마의 돈을 넣어 두었는지를 입증하라고 하는 것 이외에 A씨가 진정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범한 사람이라면 지갑을 주워 굳이 경찰서에 가져다주고 의심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주장하면서 무고함을 주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