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현장

용산의 대서사를 담다
용산역사박물관 개관

전쟁, 도시개발 등 우리 근현대사의 크고 작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겪어내며 굵직한 역사의 흔적들을 가지게 된 용산에 도시와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역사를 한 곳에 담아낼 용산역사박물관이 생겼다. 오랜 기다림 끝에 3월 23일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용산역사박물관을 소개한다.
글. 한경희
격변의 세월 거친 공간에 오롯이 담긴 역사

1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재생문화건축물 ‘옛 용산철도병원’이 복원·현상보존·리노베이션을 거쳐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됐다. 건물 내외부는 건립(1928년) 및 등록문화재 지정(2008년) 당시의 모습을 참고해 붉은색 외부 벽돌과 철도병원 당시 내부의 흔적을 보존하고, 창호·스테인드글라스는 복원·보수, 타일은 현상보존하는 등 근대건축물의 가치를 최대한 살렸다.

전시관 구성은 시대순의 일방적 정보 전달이 아닌 용산이 가진 지역적 특수성을 테마화 한 스토리 구성을 갖는다. 때문에 전 연령대의 관람객이 흥미를 끌 수 있는 이해하기 쉬운 전시구성이 특징이다.

공사 중 건물 천장에서 발견된 ‘동찰’

용산철도병원 본관 산부인과 과장실로 쓰이던 공간의 천장에서 건물의 내력을 담은 동찰(棟札)이 발견되었다. 동찰은 일본에서 건물을 지을 때 일시, 건축주, 설계자, 시공업체 등 그 건축물과 관련된 사항을 기록해 놓은 것으로, 우리나라의 상량문(上樑文)과 비슷하다. 발견된 동찰 뒷면에는 소화(昭和)11년(1936)이라는 구체적 건축 시기는 물론 건축주인 경성철도사무소의 명칭이 묵서되어 있는데 이 또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 관람할 수 있다.

공간Ⅰ: 용산에 모이다

한양의 길목 용산

조선시대 용산은 성저십리(城底十里) 지역이자 삼남지방으로 향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육로뿐만 아니라 수로를 통한 물류의 거점이 되었던 용산의 모습과 함께, 한강변의 수려한 경관을 체험해볼 수 있다.

조선을 움직인 거상, 경강상인

조선 후기 수상 교통이 발달하면서 용산은 전국적인 유통체계의 기점으로 성장하였다. 용산을 중심으로 토착민과 외지인의 생업 활동을 포함하여, 1884년 개시장으로 지정된 후 용산에 외국의 문물이 유입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Ⅱ: 용산에서 흩어지다

군사 기지로 새로운 지형을 그리게 된 용산

용산 일대는 대한제국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의 주도 하에 군사 기지로 변화하였다. 당대에 제작된 지도, 사진 자료를 통해 용산 일대에 구축된 군사령부, 병기지창, 병영의 모습과 공원으로 격하된 효창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냉전 속에서도 뜨겁기만 했던 용산

1945년 해방 이후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분할 점령하면서 용산에는 미 육군 사령부가 설치되었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미군의 상시 주둔이 결정되었고 그 과정에서 이태원 일대에는 기지촌이, 인근 남산 자락에는 해방촌이 형성되었다. 기지촌과 해방촌 사람들의 모습은 문학, 영화,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담겼다.

인터섹션

용산으로 떠난 시간여행자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의 내용을 재구성한 체험존이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조선 후기 용산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용산기지에서 공원까지

용산의 미군기지 반환이 결정된 뒤 용산공원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이미지화하여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간Ⅲ: 용산으로 이어지다

철도 교통의 중심이 된 용산

일제강점기 용산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철도 시설이 설치되었고, 주요 간선철도가 용산역을 통과하도록 설계되면서 용산역 일대는 유통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열차 화물 칸을 연출한 전시실에서 용산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철도 의료의 본거지, 용산철도병원

용산철도병원은 1907년 조선통감부 철도국의 주도로 설립된 용산동인병원에서 시작되어, 철도 종사원과 그 가족·여객을 대상으로 운영되었다. 전시실에는 외과 처치실 공간을 보존해 놓아 과거 용산철도병원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공간Ⅳ: 용산에서 하나되다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터전, 용산

1953년 한미군사동맹이 체결되어 미군의 상시 주둔이 결정되면서, 용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내국인들은 생업을 찾아 이태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지촌에 모여들었다. 다양한 유물과 체험활동을 통해 용산을 중심으로 한 대중음악, 미술, 종교 등의 다양성을 느껴볼 수 있다.

경계를 풀고 공존의 시대로 나아가는 용산

서울의 발전 속에서 용산의 미군기지는 서울의 인적·물적 흐름을 막는 섬이 되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2003년 한미정상회담에서 기지 이전을 합의했고, 용산의 미군기지 반환이 결정되었다. 경계 없는, 진정한 공존을 실현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층별 구성

3층 옥상정원

2층 상설전시실 | 기획전시실 | 기증자 명예전당| 교육실 | 다목적실 | 화장실 (1층~2층 연결 계단)

1층 상설전시실 | 안내데스크 | 물품보관소 | 수유실 | 도슨트 & 자원봉사자실 | 장애인화장실 | 카페테리아

관람 시간

평일 10:00 ~ 18:00

토·일·공휴일 10:00 ~ 18:00(17:30 입장 마감)

✽휴관일-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휴관

관람료

무료

위치

용산구 한강대로14길 35-29

홈페이지

http://museum.yongsan.go.kr

문의

☎ 02-2199-4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