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현장

새로운 시작, 너희들의 학교생활을 응원해!

용산초등학교
정승민·오정아·이정선·이선희 선생님
초등학교 1학년 때 형성된 생활습관은 평생의 가치관을 좌우할 수 있다. 인생이란 긴 레이스에 첫발을 내디딘 아이들을 응원하며, 용산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2021학기 기준) 정승민·오정아·이정선·이선희 선생님을 만나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가 챙겨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들었다.
글. 기시윤 사진. 봉재석
스스로 하는 습관, 집에서 만들어주세요

"유치원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 가능하죠. 또 먹고 입는 것, 용변 처리도 교사들이 챙겨주죠. 하지만 학교는 달라요. 40분 수업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고요, 화장실도 스스로 가야 하죠.”

이정선 선생님은 유치원이 ‘보육’의 범주였다면 학교는 비로소 ‘교육’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일. 이선희 선생님은 타이머를 활용해 볼 것을 권한다.

“가정에서 색칠공부를 할 때나 책을 읽을 때 타이머를 켜놓고 한 자리에 앉아 있게 하는 것이죠. 시계를 볼 줄 모르는 아이들도 40분의 흐름을 체득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정승민 선생님은 가정에서 꼭 챙겨야 할 것들이 ‘스스로 하기’라고 강조한다.

1학급 당 교사 1명이 관리해야 하는 아이들은 20명. 한 아이의 기초 습관을 챙길 때 다른 아이들은 방치된다는 것이 선생님들의 설명이다. 특히 용변과 관련된 문제는 1학년 교실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문제다. 오정아 선생님은 뒤처리하는 법을 가정에서 반드시 챙겨줄 것을 당부한다.

“스스로 뒤처리를 못해 선생님한테 해달라는 아이도 있고요. 가끔 교실에서 실수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런 일들을 대비해 여벌의 옷을 챙겨 보내는 게 좋고요. 실수했을 때 울거나 너무 당황하지 않고 선생님한테 조용히 말해야 한다는 것도 가르쳐 주세요.”

학교는 즐거운 곳, 함께 잘 지내게 해주세요

선생님들이 1학년 아이들 교육에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은 ‘적응’이다. 아이들로 하여금 학교를 즐거운 곳, 익숙한 곳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숙제다.

“학교에 오기 싫어서 교문 앞에서 울고불고 떼쓰는 아이도 있었어요. 그런 아이는 더욱 많이 안아주고 다독여주지요.”

“이정선 선생님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아이가 학교에 오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 모습으로 차츰 변화되어 갈 때 가슴 뿌듯하다고 한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교우 문제일 터. 이선희 선생님은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요새 아이들이 외동으로 크는 경우가 많다보니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법을 모를 때가 많아요. 학교에서도 좋은 것은 서로 가장 먼저 하려고 해요.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다른 친구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수시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오정아 선생님은 아이의 학교생활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부모님 중에 아이에게 친한 친구가 없다고 전전긍긍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만 아니라면, 아이의 스스로가 친구관계를 넓히고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코로나19 시대 학교생활, 방역지침 꼭 준수해주세요

2022년 새학기가 되었지만 코로나19는 아직도 종식되지 않았고, 아이들 또한 마스크를 쓴 채 학교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다행히도 마스크를 쓰는 것이 1학년 아이들에게도 익숙해진 상황이지만 입학 전과 달리 오랜 시간 착용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힘든 일일 수 있다.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머리가 아프거나 숨이 가쁜 경우에는 선생님에게 손을 들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알려줄 필요가 있고요. 집에서도 마스크 쓰기·거리두기·손씻기 등의 중요성을 계속 주입해주셔야 해요.”

이정선 선생님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방역지침 준수가 조금 느슨해진 것 같다며 가정에서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오정아 선생님 또한 학부모의 일관성 있는 모습과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열이 나도 학교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큰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감기약을 먹여 등교시키기도 해요. 생일파티를 하는 집도 있고요. 하지만 ‘나는 괜찮겠지’, ‘나 하나쯤은 어때’라는 생각이 다른 친구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어요. 아이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부모님들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주세요.”

선생님들은 등교 전 ‘자가진단을 솔직히 작성할 것’과 ‘학교 안팎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입을 모아 말한다. 마스크를 벗고 아이들과 마주하는 날을 그 누구보다 절실히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