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명예기자 김기찬
프로그램 이름대로 왁자지껄 시작된 용산 온마당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온’ 용산의 어린이들과 ‘온’기를 ‘ON’line에서 함께 놀자는 뜻이 담긴 용산
온마당. 코로나19로 인해 운동장에 흙먼지를 일으키며 맘껏 뛰놀지 못하는 구내 어린이들을 위해 놀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구청의 목적이 담겨 있다. 취재를 위해
접속한 Zoom(화상회의 프로그램) 링크 안에서는 여기저기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분할된 네모난 화면 속 천사같은 아이들이 얼굴이 보이며 사전에
배부된 준비물들을 만지작거리며 몇몇은 신나 소리를 지르고 몇몇은 화면으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운지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웃음꽃이 활짝 핀 인터넷 위의 운동장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놀이문화가 부족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마음껏 놀 수 있도록 준비된 전래놀이 프로그램, 용산 온마당은 11월 8일부터 20일까지 3개의 기수로
나눠 운영됐다. 1기는 8일과 10일, 2기는 13일과 20일, 3기는 16일과 19일에 진행됐다. 양일간 진행된 회차에서 1회에서는 실뜨기와 둥근딱지, 칠교놀이
등이 준비되어 있고 2회차에서는 네모딱지와 고누놀이가 준비되어 있었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웃음꽃이 활짝 핀 인터넷 위의 운동장으로 뛰어들어갔다. 구글 폼을 통해
신청하여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사전에 준비물을 배부받고 안내된 링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재미있는 레크리에이션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틀린그림찾기,
둥근딱지놀이로 진행됐다. 둥근딱지놀이는 딱지로 하는 빙고놀이로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다음으로 진행될 실뜨기는 어떻게 온라인에서 진행될지
궁금해졌는데 두 사람이 실을 주고 받으며 진행하는 기존의 실뜨기가 아니라 실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무래도 생소한 놀이이다 보니 따라오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있었으나 학부모님들과 함께 어려워도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한편으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 활동을 놓친다 하더라도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을 통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따라할 수 있으니 걱정은 없었다. 10분간의 쉬는 시간을 가진 후 진행된 2교시에서는 초성퀴즈와 칠교놀이가 준비되어 있었다.
일곱가지 조각을 가지고 여러 모양을 만들어보는 전래놀이. 자신이 만든 모양을 너도나도 자랑하는 모습의 순수함에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온라인에서 만끽했던 놀이의 즐거움
활동을 마치고 아이들은 칠교놀이와 실뜨기가 제일 재밌었다며 온마당 밖으로 나가면서도 미소를 머금었다. 사단법인 ‘놀이하는 사람들’의 오순덕, 채현애 선생님은
“놀이라는 게 사실 밖에서 만나 함께 뛰어 놀며 하는 것인데 시기의 흐름에 따라 줌에서도 가능할지 의문이었다”며 심정을 밝혔다.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다보니 가능한 일이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즐겁게 놀고 싶다며 함께 노력하면 좋은 시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포부를 남겼다. 온라인에서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 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 노을이 지는 길을 걷다 학교 근처를 지나면, 아이들 몇몇이 옹기종기 모여 운동장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