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문자, 한글을 다시 보다
국립한글박물관
현재 국립한글박물관은 개관 이후 7년 만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다. 12월 초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각종 흥미로운 전시가 이뤄질 상설전시실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그간 국립한글박물관에 소장되었던 고서나 귀한 한글 관련 유물들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상설전시실 재개관 전 지면을 통해 이들 유물을 먼저 만나보자.
국립한글박물관의 한글 고서와 유물들
곤전어필
효의왕후가 「「만석군전」, 「곽자의전」을 한글로 쓴 책
곤전어필(坤殿御筆) / 1794년 / 보물 제2087호
정조(正祖, 조선 제22대 왕)의 비 효의왕후(孝懿王后, 1753~1821)가 한문으로 된 「만석군전」, 「곽자의전」의 우리말 번역본을 한글로 쓴 책이다. 이 책의 발문에는 충성과 겸손의 본보기가 되는 만석군 석분, 곽자의의 이야기를 적어 내림으로써 가문의 평안과 발전을 바란다는 효의왕후의 뜻이 밝혀져 있다.
곤전어필(坤殿御筆) / 1794년 / 보물 제2087호
덕온공주물목
순원왕후가 덕온공주에게 준 혼수 물목 1837년
순조(純祖, 조선 제23대 왕)의 비 순원왕후(純元王后, 1789~1857)가 막내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의 혼례를 위해 내린 물건을 한글로 쓴 목록이다. 혼례품 목록은 그 길이만도 장장 5미터가 넘고 장신구, 문방구, 그릇, 바느질 도구 등 온갖 생활용품이 두루 갖추어져 있다. 이를 통해 19세기 당시 사용된 ‘단쵸(단추)’, ‘공(공책)’, ‘팀 (바늘)’ 등 생활용품의 옛한글 표기를 살펴볼 수 있다.
말모이원고
우리말 사전 편찬을 위한 원고
말모이 원고 / 1910년대 / 보물 제2085호
주시경(周時經, 1876~1914)과 그의 제자들이 국어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쓴 원고이다. 240자 원고지에 붓글씨로 작성한 이 원고는 현재 올림말 ‘ㄱ’부터 ‘걀죽’까지만 남아 있다.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전문어 등을 포함한 언어사전의 성격을 지닌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이다.
말모이 원고 / 1910년대 / 보물 제2085호
송기주타자기
오늘날 전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
송기주 타자기 / 1934년 / 국가등록문화재 제771호 송미경, 송세영 기증
송기주(宋基柱, 1900~?)가 개발한 모아쓰기 한글 타자기이다. 송기주가 미국 유학 시절 언더우드사에서 만든 타자기에 한글 자판을 조립하여 만든 것이다. 그의 아들 송병훈이 피란길에 대구에서 우연히 구입한 것이 것으로 오늘날 전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가 되었다.
송기주 타자기 / 1934년 / 국가등록문화재 제771호 송미경, 송세영 기증
정조어필한글편지첩
정조가 큰외숙모에게 한글로 쓴 편지를 모은 첩
정조한글편지첩(正祖御札帖) / 1755(?)~1798년
정조(正祖, 조선 제22대 왕)가 큰외숙모 여흥 민씨에게 한글로 쓴 편지 14점을 모은 첩이다. 정조가 국동(國洞, 오늘날의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큰외숙모댁으로 보낸 편지들을 봉투와 함께 종이에 붙여 귀하게 보관한 것이다. 이 편지첩에는 정조가 10세이전에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편지 4점이 포함되어 있다. 왕이 한글로 쓴 편지들을 모은 매우 드문 자료일 뿐만 아니라, 연령대에 따른 정조의 한글 필체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어 가치가 높다.
정조한글편지첩(正祖御札帖) / 1755(?)~1798년
조선어 철자기
한글 학습을 위한 놀이 도구
조선어 철자기 / 1936년
발명가 최윤선(崔胤善, 1908~?)이 학생들의 한글 학습을 위해 만든 놀이 도구이다. <자음판>, <모음판>, <받침판>, <모음가림판>, <받침가림판>의 다섯 개 판으로 구성된 철자기를 돌려 가며 다양한 자모음의 조합을 학습하는 것이다.
조선어 철자기 / 193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