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발견한 아름다움
치맛자락 모아 단정하게 앉은 뒤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버스 바닥에 쏟아진 흙을 쓸어 모으는 아가씨의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침착해 보였다. 할머니를 외면한 채 시선을 거두어 버린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할머니의 난감함을 외면만 하고 있었는데…. 참 부끄러운 시간이 흘렀다. 당연한 선행도 낯설고 생소한 행동으로 취급되는 요즘, 그런 사회 풍토에 익숙해진 나머지 나는 습관처럼 이기적인 몸짓을 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부끄러운 내 모습을 들켜 버린 것 같아 얼른 버스에서 내리고 싶었다. 나는 목적지에 다다라 버스 바닥을 보며 하차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깨끗하게 치워진 차 바닥과 보석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아가씨의 뒷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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